국민일보는 한국 언론 사상 초유의 장기 캠페인 ‘라이즈업 코리아’를 시작한다. 올 부활주간에 시작해 3년간 진행될 캠페인은 국민의 힘을 하나로 결집시켜 선진화시대를 견인해나갈 것이다. 본보는 캠페인 시작에 앞서 정근모 명지대 총장,최낙중해오름교회 목사,이동원 지구촌교회 목사와의 좌담을 통해 라이즈업 코리아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들어보았다.<사회=임한창 부국장>

-현재 우리나라는 빈부격차 이념대립 낙태 노사갈등 저출산과 고령화 등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다. 혹자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성장통이라며 낙관하기도 한다. 이제 해결책이 필요한 때다.

△정근모 총장=대립·갈등이란 말부터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다 긍정적으로 이 사회를 바라보았으면 한다. 오늘의 문제는 사회 지도층이 먼저 이웃 사랑을 실천하지 않은 결과다.

과거 우리 사회는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에 강렬한 열정이 있었다. 논밭을 팔아 자녀들의 미래에 투자했다. 때문에 누군가가 불을 붙인다면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라이즈업 코리아와 같은 운동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낙중 목사=정부는 국민에게 바른 국가관과 이념,건전한 사상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과거사를 들추기보다는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태풍에 가지가 부러진 나무도 쉽게 죽지 않는다. 하지만 뿌리가 병든 나무는 죽고 만다. 튼튼한 집을 만들려면 완벽한 기둥을 세워야 한다.

△이동원 목사=한국인의 의식구조 중 시급히 고쳐야 할 것은 흑백논리다. 인간이 만든 어떤 이념도 완전한 것은 없다.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는 좌도 우도 아닌 더 높은 것이다. 우리는 이런 성경적 가치관에 근거해 고칠 것은 고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해야 한다. 지속적인 개혁 마인드,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미래 지향적인 선진사회를 위한 처방전을 준비해야 한다.

사실 저출산과 고령화의 문제는 20년 전의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예상 못했던 문제다. 우리 사회가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입구에서 직면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사회의 성숙이라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고 풀어가야 한다.

-‘한국이여,일어나라!’는 우리의 희망적 메시지다.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고쳐나가야 할 것들도 많을 것 같다.

△최 목사=공무원의 부정부패부터 없애야 한다. 아울러 신용 사회를 이뤄나가야 한다. 부동산이나 동산의 담보보다는 신용을 더 우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진실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대우를 받게 된다.

△이 목사=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사고부터 바꿔야 한다. 아무리 불의한 정권에서도 잘 한 것은 칭찬하고 마땅히 배워야 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아무리 민주화된 정권 하에서도 잘못한 것이 있다면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공동의 선을 세워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생의 사회를 꿈꿔야 한다.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의 구조를 화해를 통한 상생의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5월31일 선거에서부터 정책토론을 벗어나 인신공격을 일삼는 후보들은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정 총장=압축성장에 따른 성장통은 당연하다. 지도자들부터 역사의식을 갖고 대립각을 만들지 말고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고쳐나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지도자라면 설사 귀에 거슬리는 언사들이 오간다 해도 얼굴을 붉히지 않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문제가 없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 세상 일은 항상 문제가 있게 마련이다. 어떤 관점에서 문제를 보고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미래사회의 주역인 젊은이들이 꿈을 잃어버렸다고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나라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줄 수 있는가.

△이 목사=지난날 우리 역사의 질곡으로 인해 최선의 지성적 학습을 이념 교육으로 간주한 때가 있었다. 이제는 이런 교육에 근거한 계급투쟁적인 마르크시스트 비전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경적인 하나님 나라의 비전,세계적인 경쟁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기대하는 비전,세계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월드 크리스천의 비전 등을 키워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의 교육시장이 보다 다변화되고 자유화되어야 한다. 각자의 개성에 맞는 자아실현을 격려하는 실험교육은 무한대로 개방되어야 한다. 현재처럼 평준화를 강요하고 정부의 지나친 관권에 근거한 교육 통제의 족쇄는 속히 풀려야 한다.

△최 목사=히랍어로 인간을 뜻하는 단어는 안드로포스다. 이는 위를 바라보는 존재,꿈을 가진 존재라는 뜻이다. 꿈을 잃는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성경은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고 했다. 젊은이들이 꿈을 잃은 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한 대로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불로소득을 노리는 한탕주의를 지도자들이 오히려 조장할 때 젊은이들은 좌절을 느끼게 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권위주위를 버리고 섬김의 지도자상을 세워나가야 한다. 걸림돌 인생이 디딤돌 인생으로 새로워져야 한다. 이와 함께 가정을 회복시켜야 한다. 처음부터 불량한 청소년은 없다. 불량한 가정이 있을 뿐이다.

△정 총장=부모들이 자녀들보다 일류병 환자인 것이 문제다. 이 세상에 그 어떤 사람도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다. 이는 다양한 달란트가 있다는 논리다. 똑같이 짜맞추려고 하면 안된다. 그것은 창조의 질서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에게 일류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찾도록 자녀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진심으로 남을 축하해줄 수 있는 건강한 마음도 심어주어야 한다. 그것이 성경이 이야기하고 있는 청지기 정신이다.

-한국교회가 지금 위기 속의 기회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교회가 갈등을 극복하는 주체가 될 수 있고 이 사회에 참된 꿈과 비전을 심어줄 수도 있다. 교회가 과연 라이즈업 코리아의 선봉에 설 수 있는가.

△정 총장=그렇다. 첫째,교회가 먼저 깨어나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을 귀하게 여기고 이들을 각성시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둘째,교회가 일어나야 한다. 교회가 행동하고 봉사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셋째,빛을 발해야 한다. 암흑을 밝히고 소망을 주어야 한다. 라이즈업 코리아의 함축적인 의미가 여기에 있다.

△이 목사=교회는 기본적으로 주께서 이 땅에 오셔서 행하시고 부탁하신 일을 찾아나서야 한다. 복음서에 나타난 주님의 삼중사역 곧 ‘전파하시고 가르치시고 고치신 일’을 주목해야 한다.

인류의 궁극적 희망인 복음을 전하는 일,복음을 받은 사람들이 예수의 진정한 제자가 되도록 양육하는 일,상처받은 이웃들을 전인적으로 치유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교회가 지나치게 세속적인 기관과 사회 사업을 경쟁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라이즈업 코리아 캠페인에 바라는 점은.

△최 목사=꿈과 비전을 잃어가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양극화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주길 바란다. 한국은 소망이 있는 나라다.

△정 총장=청소년은 곧 사회의 주체세력으로 등장한다. 이들이 건강한 정신으로 무장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라이즈업 코리아 운동에 전국민의 동참을 기대한다.

△이 목사=국민일보에 바란다. 기독교적 해답은 ‘굿뉴스’다. 각계 각층에 복음이 어떻게 증거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어떤 문제를 파헤치는데 그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앞장서주기 바란다. 지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해답은 아무나 줄 수 없다. 성경적 세계관을 갖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를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정리=함태경 사진=이동희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