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장대현교회에서 길선주 목사를 섬겼던 방지일 원로 목사가 한국교회를 향해 “감정에 치우친 부흥회가 아니라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부흥사경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11시 왕성교회에서 열린 평양대부흥 1백주년 감사예배 ‘평양대부흥 일백년 회고의 날’에 참석한 방 목사는 길선주 목사를 회고하면서 경건성 회복을 강조했다.

올해 97세를 맞은 방 목사는 선천신성학교와 평양숭실대학,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장대현교회에서 전도사로 섬기면서 길선주 목사를 보필했으며, 1937년 27세에 중국 선교사로 파송돼 21년간 산동지방에서 복음을 전했다. 지금도 그는 영등포교회 원로목사와 예장통합 증경총회장으로서 국내와 세계를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길선주 목사에 대한 증언을 위해 강단에 오른 방 목사는 “길선주 목사님이 부흥사경회 때 우리들에게 가르친 말세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그 분은 묵시록을 1만번 통독해 묵시록을 훤히 꿰고 있었고, 설교는 들으면 들을수록 큰 감명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개와 자복이 있었던 부흥사경회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목사는 “예전에는 부흥사경회가 활발했었는데, 중국 선교를 끝내고 한국에 들어와 보니 부흥사경회는 없어지고 심령부흥회만 남아 있었다”며 “한국교회는 성경을 근거로 한 경건운동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길 목사님은 항상 사경회를 열고 경건함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 목사는 “평양 대부흥을 재현하자는 ‘again’이라는 말도 좋지만 우리는 성경에 근거한 부흥회를 꼭 다시 일으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감정적인 면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평양대부흥 이후 한국교회의 뜨거웠던 부흥회와 중국 선교 이야기를 전한 방 목사는 부족한 시간이 못내 아쉬운 듯 “더 하고 싶은 말들을 많지만 시간 관계상 이만 마치겠다”며 “다 함께 찬송가 177장을 부르자”고 했다. 177장은 길선주 목사가 부흥회 때마다 불렀던 곡이다. 방 목사는 예배당에 모인 300여 성도들과 함께 자리에 일어서서 찬송가 177장 ‘성령이여 강림하사’를 크게 불렀다.

이날 감사예배는 한국교회성령1백주년기념대회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감사예배 설교는 최낙중 목사가 ‘예수님이 행하신 처음 표적’이라는 제목으로 전했고, 박연훈 목사가 기도, 엄신형 목사가 기념사, 피종진 목사가 축도했다.